판게아의 중심을 이루는 드넓은 사막을 에워싼 불모지를 태초인들은 금지된 대륙이라 불렀다.
그 곳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누군가가 소유할 수 있는 땅은 더더욱 아니었다.
이 지역은 판게아의 세 나라로의 "절대중립지역" 이라는 명칭을 얻고 그들의 공동지원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무보상으로 편히 생활할 수 있는 그 지역으로 가기를 바라는 대륙의 사람들은 없었다.
있다해도 그 지역의 실체를 안 다음에는.... 그냥 도망치듯 그 곳에서 나와버렸다는 것만 알아두자.
모두가 꺼린다는 그 곳에 거주하는 이들은 대부분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위험한 자들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범죄자라던가, 흉흉하기로 소문난 마법사라던가. 어디 그들뿐이랴.
가진것이라곤 자신밖에 없는 고아에서 뒷세계에서는 유명한 살인청부업자까지.
금지된 대륙의 거주민은 다양하고 위험했다.
딱 하나, 그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아마 자기애와 생존의 본능이 아닐까.
"이제 두 개 남았다!"
금지된 대륙으로 필요한 물자를 조달해주는 이는 한명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일반 사람들은 이 곳에 들어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몇 년째 이 일로 먹고사는 청년, 마티 렝게브는 남겨진 두 개의 짐을 가져온 큰 수레에 싣고 길을 나섰다.
두개치곤 양이 꽤 많아보였지만 별 어려움없이 뜨거운 사막을 수레와 함께 가로지르는 마티였다.
보기와는 달리 이 직업은 여러가지 특수한 능력을 필요로 했다.
예를 들어 힘이 센가, 마법에는 내성이 있는가, 검을 쓸 줄 아는가... 등등.
물론 모든 것을 갖춘 마티였지만 그의 초인적인 힘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런 그를 인간이 아니라고 수군거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지만 워낙 별별 사람들이 사는 사막이라 마티를 그리 신기하게 보는 이들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었다.
"벤더! 빨리와서 갖고 가요! 혼자 사는 주제에 필요한건 뭐가 그리 많아..!"
한나절 꼬박 뜨거운 태양아래서 헤메다 겨우 찾은 작은 천막 아래로 마티가 소리질렀다.
그러자 천막 몇개를 기운듯한 작은 공간에서 뒤척거림이 몇 번 들리더니 한 남자가 얼굴을 쑥 내밀었다.
반쯤 뜬 눈을 하고서 머리를 긁적이는 이 중년의 남자는 자신을 부른 마티의 얼굴을 한번 보더니 헤벌쭉 웃는 게 아닌가.
마티가 한심하단 표정을 짓고 자다 깬 것으로 추정되는 이 남자에게 툴툴거렸다.
"진짜! 당신은 맨날 뒹굴거리면서 놀잖아요. 이러헤 늘어져서 잘 시간에 짐들쯤은 직접 가지고 가라고요.
게다가 매달 올 때마다 이 집같지도 않은 작은 천막조가리들은 왜 자꾸 옮겨다니는 겁니까? 내가 얼마나 애먹는 줄 압니까?
다음부턴 절대 배달 안해-!!!"
"어이! 그게 왠 섭섭한 말이야.... 이래뵈도 나 바쁜 사람이야..!"
"바쁘긴..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치네."
마티의 눈은 매서웠지만 입은 눈과 달리 미소를 띄고 있었다. 아무리 이상하고 위험한 자라 해도 마티에게는 그저 집 근처에
사는 아저씨, 형, 누나 같은 사람들이었다.
오히려 한 달에 한번 오는 것도 서운한 것이, 아무래도 미운정 고운정 모두 들어버렸나보다.
그것은 마티 앞에서 실실 웃고 있는 벤더에게도 포함되는 것이었다.
"거짓말 아닌데.."
"또..!"
천막조가리들(?!) 안에서 꿈틀거리며 나온 이 "벤더"는 아저씨치고는 꽤 잘 생긴 편이었다.
불타는 듯 타오르는 붉은 머리에 바다를 닮은 푸른 눈동자. 젊었을 때에 꽤나 여자들이 반했을법도 할 그런 꽃중년이었다.
그런 미모의 소유자, 벤더가 금지된 대륙에 입주한 것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거 참.... 당신은 여기 온지 1년도 안 됬는데..."
"그게 뭐?"
마티가 가져온 자신의 짐을 뒤적이던 벤더가 마티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적응력 하나는 최고라고요."
"그거 칭찬맞지?"
벤더는 한참만에 짐 속에서 꾸러미 하나를 꺼내 올리더니 얼굴을 찡그렸다.
"이번엔 왜 이리 적어! 너무 째째한거 아냐?"
"그런거 몸에 안좋은데.. 양을 점차 줄여야 합니다. 나이를 생각하셔야지.."
"나 아직 팔팔해!!"
꾸러미에서 검은 시가를 하나 빼어 입에 물고선 벤더가 투덜거렸다.
그는 바지 뒷춤에서 꺼낸 성냥에 능숙한 솜씨로 불을 붙이고서는 연기를 깊게 한 모금 들이마셨다.
"음... 살 것 같아."
"좀 끊어야한다니깐.. 뭐, 그 덕분에 추가수당은 받지만..."
시가는 벤더가 마티에게 추가 수당이라는 것을 줘가면서 대륙에서 얻어오는 나름 귀한 물품들 중 하나였다.
특히 애연가인 벤더에게는 밥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나저나 이 녀석은 도대체 어떻게 찾아가지... 수레 맡겼다가 다시 가지러 와도 되죠?"
수레에 남은 마지막 짐을 어깨에 들쳐매고 마티는 몸을 털고 일어났다.
"누구길래?"
"제가 이 짓 하기도 전에 살던 애래요. 얼핏 봤을땐 10살도 안되보이더만... 예전엔 말 없이 자기 짐 잘 찾아가던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마티의 얼굴을 슬쩍 보더니 벤더가 물었다.
"어디 사는지 모르는거? 보아하니 여기서 태어났다고 해도 믿겠구먼."
마티는 멋쩍게 웃기만 하다 대답했다.
"뭐.. 거의 6년 동안 일했는데 얼굴 한 번도 못본 사람이 수두룩해요.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양호한거지.
사는 곳이 어딘지 모르는 건 아니다만.. 거기가 좀..."
마티가 얼버무리자 벤더가 눈을 크게 뜨더니 시가가 입에서 손가락으로 옮겨갔다.
"여기에 그렇게 위험한 장소도 있나? 그런 소리는 못들어봤는데."
"흠... 여기 사막 한가운데 숲있는거 아세요?"
"숲??"
벤더가 어리둥절해 하자 마티는 목을 큼큼하고 고르더니 말을 이었다.
"여기 사람들은 거의 아는 사실이더라구요. 사막 한 가운데에 작은 숲이 하나 있는데, 아무래도 그 애.
거기서 지내는 것 같더라구요. 물론, 소문이긴 하지만... 다만 좀 이상한게..."
"숲이 이상해? 귀신이라도 나온대냐?"
"부분적으로는 맞어요. 몇몇 사람들이 밤만 되면 숲이 변한다고 그러더군요. 그리 신빙성 있는 내용인건 아니지만,
일단 경험자들이니까. 생각할수록 그애... 참 대단하다 싶어요. 어떻게 버티고 있는건지.. 도통 신기한게 아니라고요."
벤더의 얼굴이 자못 심각해지더니 진지하게 마티에게 묻기 시작했다.
"밤에는 어떤데?"
"거기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 말로는, 누군가가 우는 소리가 들린데요. 아니, 한명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대화를 끊임없이 계속하는데, 한번 귀를 귀울이기 시작하면 그 이야기에 홀려 숲으로 들어간답니다. 환청이라도 듣는가
보죠. 숲에 들어갔다 나온 몇몇은 미쳐가지고 마을이 쑥대밭이 된적도 있었어요."
"!!"
벤더의 얼굴이 험악해지는 것을 본 마티가 입을 잠시 다물었다. 벤더는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게 몇년 전 일이지?"
"한 3년 전 일일겁니다. 그 때 미쳐버린 사람들은 마구잡이로 거주민들을 모두 죽인후 폭주해버렸다고 들었어요.
그날 제가 없어서 잘 모르는데, 숨어서 그 미쳐버린 사람들을 지켜보던 아이들이 이야기해주더군요."
벤더가 반쯤 튀어나와 있는 자신의 몸을 일으키더니 마티가 들쳐메고 있던 짐을 부드럽게 잡아챘다.
뒤늦게야 알아챈 마티가 놀란 눈을 하고 벤더를 쳐다보자 벤더는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그 애한테는 내가 가져다 주는 게 좋을것 같다."
"하지만 곧 밤인데..."
마티가 만류하는 눈비으로 벤더를 쳐다보았지만 벤더는 쉽게 물러설 기세가 아니었다.
"그 숲이라는 곳, 정확히 어디에 위치하지?"
=======================
힘듭니다. 지금 3시간 자고 일어나서 강의 들으려고 틀었습니다.
맨날 써야하는데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니기만 하네요.
오늘 2개분 써야지.